조카들은 이제 명절에 만나면
용돈의 단위가 너무 올라가서
웬만하면 안 가려고 하고 있어요.
안 가려고 하고 있고.
끌어안고 있습니다, 제가.
경상도에 다 있거든요.
지금 울산에 다 있어서
조카들이 참 아직도
표현을 엄청 쑥쓰러워해요.
그래서 제가 딱 가서 다 큰 조카들,
사춘기 조카들, 남자 (조카들) 딱
"일로 와. 안겨. 삼촌한테 안겨.
안 보고 싶었어? 안겨!"
"어, 뭐하는 거예요?"
(하고) 쑥쓰러워하고 있을 때
"안겨. 이런 거 연습해야 돼. 일로 와."
하면서 제가 서울 남자로서의 다정함
나눠주고 있습니다.
그거면 됐지. 그치, 조카들아?
돈은 못 준다? (웃음)
- 오프닝 멘트에 대한 코멘트를 하던 중 나온 조카 이야기.
이 말 듣고 정말 너무 설렜어요.......
나도 이런 삼촌 한 명 있으면 좋겠다 진심......
특히 "안겨." 하는 목소리 톤이 진짜 너무 다정하거든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끌어안는다'라는 단어 잘 쓰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이 단어를 테디가 쓸 때면,
핸섬피플의 'Crazy' 가사 중 '지난 시간을 끌어안고'라는 가사가 생각나거든.
그래서 더 마음이 설레고 그런 게 있어......
아무튼 좋음 조카들 부러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키: 그런데 문득 궁금하네요.
우리 테디는 이 노래를 어머니께
직접 불러드린 적이 있을까요?)
있어요.
(정키: 아, 진짜로?)
네, 콘서트에서 했는데.
(정키: 아, 초대해가지고.)
전국 투어할 때 울산 공연 가잖아요.
그럼 오시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선곡을 넣었는데,
그 뒤로는 부르지 않습니다.
안 불러지더라고.
완곡을 부른 적이 없어요, 제가.
(정키: 그런데 어머니가 듣고 우셨어요?)
어머니가 우신 것을 생각 못할 정도로
제가 울어가지고.
(정키: 아이고.)
네, 그래서 2절을 못 불렀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이거 내가 부르지 않겠다.
(정키: 아, 너무 감동이에요.)
나도 그냥 듣기만 하겠다.
- 정키뮤직에서
테이의 '어머니'를 소개할 때
그래도 그거 행운이야........
고등학교 때 성모의 밤 행사에서 엄마가 나한테 쓰는 편지 읽을 때 나도 엄청 운 적 있는데.....
정작 나는 내 표현을 엄마한테 못하겠음...
아니, 물론 엄마는 혼자 나를 키우셨으니 엄청 존경하지!
하지만....... 저는 아직 엄마에 대한 노래를 못 쓰겠어요...
그리고 이게 또... 잘못 만들면 너무 수련회 캠프파이어에서 울음 짜내는 노래처럼 될 수 있거든?
난 그게 싫음. 신파 싫음. 내가 많이 부족한 건 알지만, 나에게 죄책감을 안겨주고 싶지 않음.
그럼 내가 더 힘들어질 걸 알아.
물론 테디가 쓴 가사가 싫단 건 아녜요. 진심이 담겼는데 그건 좋아하지.
그냥 내가 아직 마음 속 장애물에서 자유롭지 못해서 그래.
그런 점에서 당신이 부러워요, 테디.
제가 어릴 때, 저희 어머니가 너무,
저 키우실 때 불평하는 거
한 번도 못 들어봤어.
(정키: 불평하면 또 테디가
막 반항하니까.)
그런 집안도 아니었고.
약간 조용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엄청 힘들었거든요, 돌이켜보면.
그런데 묵묵하게 지내오신 부모님이
주신 교훈들이 좀 컸던 것 같아.
(정키: 그쵸. 원래 이렇게 표현을 겉으로
안하시는 분들의 속이 더 힘들고.)
힘들면 자식한테 짜증낼 수도 있잖아요.
그걸 안 하시는 부모님이어가지고
본받을 점이 많습니다.
예, 어머니, 사랑합니다.
- 정키뮤직에서
테이의 '어머니'를 소개하다가 이어진
서로의 어머니에 대한
장점을 이야기하던 중.
진짜 성숙한 부모님이었나봐요......
한국은 거대한 정신 질환 대물림의 나라라서(...) 자녀가 부모의 감정 쓰레기통이 되는 경우가 진짜 많잖아.
그런데 그러지 않으셨단 거 아냐...... 진짜 너무 부럽고 대단해요.
이 이야기를 친구에게 했더니 한국 부모는 원래 아들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지 않는다고는 하더라;;
그럼 아들만 있는 집은 어떡하냐 했더니 그럴 땐 그냥 속으로만 곪는 거래.
만약 그렇다면 그건 정말 유감이지... 국민의 마음 건강을 책임지는 제도와 이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야 하구요...
하지만 별개로 어른의 감정을 아이에게 떠넘기지 않는 것도 매우 중요하니까, 좋은 건 좋다고 말해줘야지.
딸에 대한 우리나라의 어긋난 기대는 따로 이야기할 문제고.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
저는 이제 돌아가셔가지고.
일찍, 어릴 때 돌아가셔서.
저 그런데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이
신기하게 있어요.
(정키: 어떤 게 있어요?)
한 세 살 때, 뭐 이런 기억 있죠.
(정키: 세 살 때 기억이 있다고요?)
이게 있어.
우리 할아버지의 등을 암벽 삼아서
이렇게 어깨까지 올라가서
할아버지 목을 감고, 뭐 이랬던 게.
저희 할아버지가 크셨거든요.
그 기억이 있어요.
부분 부분 기억인데
그 기억이야, 하필.
(정키: 아, 근데 정말
귀여우셨겠네요.)
할아버지가 사탕을 주시거나
뭐 그런 게 아니고
제가 그냥 막 괴롭혔던 기억만 있는.
- 정키뮤직에서 강산에의
'할아버지와 수박'을 소개할 때
소중한 추억이 있네요, 테디...
나 지금 내 할아버지에 대한 추억 되짚어보는 중...
그런데 이렇다 할 게 안 떠오른다...
내가 기억력이 떨어진 건지, 정신건강의학과 상담 받으면서 할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들으니까 나도 그 영향을 받은 건지 잘 모르겠다... (주치의 선생님이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나를 다 담당하시니까.)
내가 완전 신생아일 땐 할아버지 이북 말투 때문인지 엄청 무서워했다고는 하더라 엄마피셜...
그래도 할아버지랑 단 둘이 같이 찍은 애기 때 사진 있긴 함;;;;;
그리고 뭐... 가끔 할아버지 철물점 놀러갔던 거...?
그거랑 술 너무 많이 마신다고 할머니한테 겁나 혼나신 다음 할아버지가 술 안 드신다고 각서 쓰신 거;;;;
뭐 이런 것들.......
이런 거에 비해 테디의 추억은 겁나 귀여운데요....
아무튼 어차피 부럽고 질투나는 거 당당하게 말하겠습니다.
저는 김호경 씨가 겁나 부럽습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넓은 마음과 가족을 사랑하는 여유와 나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을 텐데도 잘 극복해나가는 단단함과 이성과 감성의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현명함이 부럽습니다............
제가 가질 수 없는 것들이거든요.... 너무... 너무 부러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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