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031227 음악캠프 -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김루샤 2024. 12. 27. 22:37

 

21년 전 오늘, 전설이 시작되다.

 

거의 한 달치 포스팅 및 아카이브가 밀려버렸는데(젠장..) 데뷔 기념일에는 글을 안 쓸 수가 없어서 고개를 내밀었다. 솔직히 요즘 같은 시국에는 각 잡고 긴 글 쓰기도 참 쉽지 않고요......... 날짜 순으로 어떻게든 다 적어는 둘 예정....이지만 일단 오늘 이야기부터 ㅇㅇ

 

21살(세는 나이 기준), 음반도 나오기 전 음악 방송에 섰던 김테이의 마음을 생각해본다. 앞머리가 가스레인지 불에 타 버리는 바람에 빵모자를 써야 했던 상황을 생각해본다. 지금에 비하면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쏟아내는 노래를 들어본다. 내가 21살 때는 감히 이룰 수 없었던 모든 것들을 해낸 사람. 그 전후 과정 역시 쉽지 않았지만 성실하게 차근차근 길을 걸어온 사람. 이 앞에서 내가 어떤 말로 그를 칭찬한들, 그 칭찬이 충분할까.

 

추후 업로드할 12월 초 콘서트 후기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요즘 내 고민 중 하나는 내가 너무나 큰 뒷북을 친 늦덕 중의 늦덕이란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저마다 김테이와의 추억이 있고 이를 되새기는데, 나는 추억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기억들만 남아있어. 팬은 아니었지만 노래 잘 하는 가수로 기억했던 시절, 예능을 통해 친근해졌던 시절, 이런 것들을 기억하지만 그 기억에 깊이가 있는 건 아니니까. 내 사랑은 너무나 투박하고 서툰데 과연 20년을 넘어 이 사람에게 닿을 수 있을지 모르겠는 거예요. 하지만 사랑하는 것을 멈출 수도 없고 멈추고 싶지도 않아. 너무나 환하게 빛나는 사람이잖아.

 

그래서 현재에 충실하려고. 현재 내게 보이는 님을 온 마음으로 응원하려고. 내 추억보다 더 중요한 건 당신의 행복이니까, 그것만을 바라며 사랑하려고. 그러다 보면 더 일찍 좋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미안함이 조금이라도 누그러지지 않을까. 지금 당장 내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진 못해도, 언젠간 표현이 가능해질 만큼 수많은 단어가 솟아나오지 않을까. 평소 글을 길게 못 쓰는 내가 팬질한지 겨우 1년에 이만큼이나 글을 쓸 수 있게 됐어. 그러니까 분명 내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게 될 거야. 우리의 유대감이 강해질 거라고 나는 믿고 싶어.

 

데뷔 21주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노래해줘서 고맙고, 연기해줘서 고맙고, 소통해줘서 고맙습니다.

수많은 교차점을 만들며 같이 나아가요.

사랑을 보내며.

 

P.S. 노래 게시글인데 노래에 대해서는 거의 쓰지 않았군... 하지만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직접 들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