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김지현(여옥 役), 테이(최대치 役), 이경수(장하림 役), 정의제(권동진 役), 조태일(최두일 役), 조남희(윤홍철 役), 유보영(동진 母 役), 이기동(김기문 役), 김승후(최대운 役)
스토리. 무겁다. 당연함. 실제 역사임.
음악. 어렵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음. 레치타티보 같은 넘버가 정말 많았거든. 산문에 음만 붙인 것 같은 솔로 넘버를 듣느니 차라리 레치타티보처럼 전개되는 넘버를 듣는 게 낫긴 했다. 하지만 바로 귀에 꽂히는 넘버를 바라는 사람은 역시 좀 아쉬울 것 같다.
따라가기 어려운 멜로디가 가득한 넘버를 테대치가 부르면 지루하지가 않은데, 여러 톤을 자유자재로 전환하며 불러서 그렇다. 발라드 가수가 성악을 배운 뒤 뮤지컬을 꾸준히 하면서 생긴 큰 장점이야. 일단 캐릭터에 맞게 톤을 잡은 건지 저음은 다른 때보다 더 굵고 허스키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필요에 따라 고음을 깨끗하게 지르기도 하고, 끝음을 공기 섞인 목소리로 마무리하기도 하니, 단조롭지가 않아.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노래를 듣게 하는 힘이 있다.
연기는 지금보다 좀 더 거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내 마음에 들어온 게 많아. 1막에 여옥이 이름 얘기해주고 대치 안아주니까 자신도 이 사람을 안아줘도 될까 망설이다가 결국 서로의 마음을 확신한 것 같은 표정으로 여옥이 안아주는 거 너무 좋았고… 그러던 사람이 2막에서 여옥이 재회했을 땐 먼저 안는 거 미쳐요…… 제주도 갔을 때 어색하게 덩실덩실하는 건 참 귀엽다가 제주도의 모든 사람들이 웃으면서 단체 넘버를 마무리하는데 혼자 웃지 못하고 눈 촉촉해지는 거… 마음 아팠다. 그리고 여옥이 죽고 자기 삶이 다 무너지니까 자살하는 거부터 죽은 모든 이가 모인 곳에서 대치가 자기 아들 높이 안아주는 것까지 내 멘탈 붕괴됨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키다리 아저씨, 레베카, 세상친구 모두 결말 부분에서 김테이의 연기가 내게 엄청난 카타르시스를 줬거든. 이번에도 역시나 결말에서 감정이 확 오더라고..... 그만큼 시작부터 끝까지 인물을 깊고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의미이기도 하니 안 좋아할 수가 있음? ㅠㅠ 여옥이에게 처음 다가갈 때도, 가족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싸우러 나갈 때도 그는 참 뜨겁고도 단단한 사람이었어.......
최대치는 외로운 사람이라고 최애가 이전에 프레스콜에서 설명했다. 대치가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결국 “이해받지 못해도 대치의 삶처럼 고독한 길을 걷고 싶다.”라는 말을 결론으로 제시했다. 사실 대치가 그 순간엔 자신의 최선을 다했어. 여옥과 같이 도피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누군가는 말하겠지만, 대치는 먼 미래를 보고 선택한 거잖아. 요즘 시대의 잣대로만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지… 한편으로는 이런 캐릭터에게 손을 내밀어주는 최애가 참 한결같단 생각도 들었다. 나에게 또 다른 인사이트를 줘서 고마워.
마지막으로 정말 사소한 이야기… 2막 때 셔츠+조끼 차림인데 피지컬…… 무슨 일이야……? 캐릭터 때문에 운동 열심히 했나…? 2막 여옥 재회 다음 장면에 아예 셔츠 차림으로 맞은 채 의자에 늘어졌다가 여옥이 다가오니까 움찔하며 깨어나고 여옥의 부축 받으며 가는 것도…. 하…….. 너무 고자극이라 힘들었어요((())) 원래 피지컬 같은 거 별 관심 없는데 며칠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는 거 실화냐......;;; 그리고 4족보행하고 울부짖는 거 참 좋은데 이야기가 이야기인지라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네…… 어쨌든 못 봤던 공연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테이의 장하림도 꽤 궁금한 부분... 워낙 최대치가 찰떡으로 느껴져서 상상은 안 가는데, 잘했을 것 같긴 해(?) 라디오에서 가끔 나오는 다정한 톤으로 했다면 그건 그거 대로 테니아 기절
+) 2020년 공연 당시 김지현, 테이 배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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